우크라이나에서 몰도바로 온 지 벌써 열흘 째다.
여기서 할 것도 없고 몰도바는 조금 심심한 나라라 할 것도 없다. 그래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오랜만에 게임을 했는데 에구머니나! 늙은 노트북으로 게임을 돌리니 발열이 심하다..
노트북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살 것이니 걱정이 덜 되지만, 뜨거운 불판 같은 자판 위를 두드리는 내 손가락들도 이제는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이렇게 된 거 여기서 키보드를 사기로 했다. 게임은 포기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오늘 아침 몰도바 전자제품 가게 Orange [오잉지]로 달려갔다.
여러가지 키보드를 보다가 이 놈에게 꽂혀서 샀는데, 그 가격은 449리우: 30,000원 정도였다. 이전에 우크라이나에서 키보드를 샀을때 집에 가져오니 작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사기 전에 매장 직원에게 부탁해 키보드가 잘 작동하는 지 확인을 하고 가져왔다.
.회사 이름은 CANYON 캐니언.
울트라 슬림 멀티미디어 키보드라고 한다,
상자를 까니 키보드와 설명서는 뽁뽁이로 둘러싸여 있었고 그 양 옆에는 상자 안에서 키보드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해주는 플라스틱 쪼가리가 있었다.
그러면 한번 꺼내보자
설명서는 영어, 체코어, 러시아어 그리고 우크라이나어도 있었다. 폰이 똥폰이라 글씨가 잘 안 보일 것이고 내가 사진도 개떡같이 찍으니 그냥 넘어가자.
키보드를 꺼냈다. 확실히 키보드가 얇기는 얇은데 요즘은 더 얇은 것도 많아서 아주 얇다라고는 못 하겠다. 키보드를 만졌을 때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마음에 들었다.
박스 위에는 키보드를 고정시켜주는 플라스틱 쪼가리들이다.
한글 자판기에서 러시아어 글자를 하나씩 쳐 보며 어디가 어디에 있는 지 손으로 익혀 지금은 다 외워버렸지만, 아직도 불을 끄면 항상 ПРОЛ쪽이 늘 헷갈려서 짜증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판이 생겼으니 그 오타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노트북을 연결해 보았다. 그런데 이게 뭐야, 불이 들어 온다. 생각지도 않은 기능에 불을 발견하고 기뻐 펄쩍 뛰는 원시인 마냥 내 심장도 펄쩍 뛰기 시작했다.
이건 불을 껐을 때 사진
그저 아름답다
노트북을 켜고 메모장으로 들어가 한번 글을 써 보았다. 아주 잘 적힌다.
여기 친구들은 보통 러시아어와 영어 두 개 자판을 따로 설정해서 윈도우 키와 스페이스바를 눌려서 자판 언어를 바꾼다. 그래서 러시아어 자판이나 우크라이나어 자판은 한영키를 오른쪽 아래 Alt를 사용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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