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현지에서 먹었던 러시아 음식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각각 음식마다 제가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과 맛, 개인적 평가, 경험들을 적어봤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러시아 음식들은 보르쉬, 블린, 슈바, 까샤, 바레니끼, 살랸까입니다. 이 음식들은 러시아뿐만 아닌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타 슬라브 국가에서도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하자면 '슬라브식 음식'이라고 해야 될 것 같네요.
+ 보르쉬 Борщ
보르쉬는 러시아의 음식하면 떠오르는 음식으로 가장 잘 알려진 수프입니다. 러시아에는 ‘보르쉬를 못 끓이면 시집을 못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인을 넘어 여러 슬라브 국가들에서 즐겨먹는 수프입니다. 보르쉬에 스메타나를 곁들여 먹고, 그 맛은 맵지 않은 김치찌개 같다는 말도 하더군요. 우리가 먹기에 거부감이 없는 맛입니다. 보르쉬는 보통 빨간 비트로 만드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색은 보통 빨간색입니다. 그리고, 보르쉬에는 보통 ‘회향풀’을 많이 곁들여 먹습니다. 회향이 향이 고수처럼 너무 진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별로 안 좋아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회향을 매우 좋아해서 러시아 여행을 갔을 때에, 친구가 못 먹는 회향을 제가 다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블리늬 Блины
블린 혹은 블리늬는 러시아식 팬케이크입니다. 블린은 보통 밀가루나 메밀가루로 반죽하여 둥글게 부친 팬케이크로, 버터나, 훈제 연어, 캐비어, 스메타나, 꿀을 곁들여 먹습니다.
처음에는 블린을 꿀이나 스메타나만을 찍어먹는다 생각했지만, 유학을 오고 나서 여기에 고기를 말아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요. 그 당시 팬케이크에 '캐비어는 그렇다 쳐도 고기라니..' 하고 조금 이질감이 들었지만, 막상 먹어보니 맛은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은 주면 좋다고 자알 먹습니다.
+ 슈바 Шуба
* 구글에 Шуба 라고 치면 음식이 아닌 의류가 나오니 Шуба салат라고 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슈바는 샐러드의 종류 중 하나로 맛은 한마디로 하자면 어어어엄청 느끼합니다. 슈바는 여러 층으로 되어 있는데 층마다 재료를 하나씩 조리해서 올립니다. 예를 들면, 감자, 당근, 양파, 비트, 등등으로 층을 쌓아 올립니다. 그런데 그 층층 사이마다 마요네즈를 엄청 뿌려줍니다. 그래서 한 입 먹으면 속이 니글니글해집니다. 먹는 방법은 숟가락으로 떠서 빵에 발라 먹습니다 (조금씩).
처음 학생식당에 가서 슈바를 처음 봤을 때에 그 모양이 케이크와 엄청 비슷해서 ‘학생 식당에서는 케이크도 파는구나.. 무슨 맛일까 블루베리맛?’하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를 여자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여자 친구가 슈바를 만들어 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입 먹고 엄청 느끼해서 식겁했습니다. 몇 입 먹고 그만 먹었어야 됐지만 '그래 여자 친구가 만들어 준 거니까!' 하며 여자 친구의 정성을 생각해서 계속 먹었습니다. 절반쯤을 먹었나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여자 친구에게 ‘지금 반 먹었는데 너무 느끼해서 못 먹겠다.’라고 메시지를 보내니, 여자 친구가 하는 말이 ‘그걸 반이나 먹었어? 그건 느끼해서 많이 못 먹으면 안 돼’ 라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로 슈바 안 먹습니다.
+ 까샤 Каша
까샤는 러시아식 메밀죽입니다. 보통 까샤는 메밀로 죽을 만듭니다. 메밀에 우유를 넣고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그리고 설탕을 뿌린 뒤 마지막에 버터를 올려줍니다. 예전에 수업 중에 선생님이 어찌나 까샤가 맛있다고 극찬을 하던지, 궁금해서 레시피를 찾아서 만들어 먹어봤더니 뭐 그럭저럭이더군요. 레시피는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쉽게 따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 바레니끼 Вареники
다음은 바레니끼입니다. 바레니끼는 생긴 건 만두 같지만, 속은 고기를 넣기도 하고, 감자, 그리고 심지어 과일 잼들을 넣어서 만듭니다. 처음에 현지 친구와 갔던 식당에서 삘메니(만두)인 줄 알고 한입 베어 물었다가, 미끈미끈한 만두피가 '톡'하고 터지니 뜨드미지근한 과일이 쏟아져 나와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제 맛 평가를 기대하는 얼굴을 한 친구 앞에서 당황하지 않은 척 보이려 애쓰면서 담담하게 계속 먹으니 그 조합이 익숙해져 맛있어지더군요. 그래도 바레니끼를 굳이 찾아서 먹진 않습니다.
+ 살랸까 Солянка
그다음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살랸까입니다. 보르쉬도 좋아하지만, 살랸까는 보르쉬와 다르게 소시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더 푸짐해서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맛도 보르쉬와 조금 비슷하지만, 레몬을 넣어서 그런지 더 새콤달콤합니다. 굳이 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칼칼하지 않은 부대찌개라 보시면 됩니다. 친구와 갔던 러시아 여행 당시에 저는 계속 살랸까만 고집해서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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